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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19년 4월 19일 (금), 오후 1:00

[귀농귀촌을 묻다] ⑤ '북평노비'가 '억대부농' 되기까지…해남 장평화씨
    궂은일 마다치 않고 마을 대소사 챙겨…"작은 정성으로 이웃 마음 얻어"
    전남 해남에 정착한 귀농청년 장평화 씨
    전남 해남에 정착한 귀농청년 장평화 씨[장평화 씨 제공]

    (해남=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조그만 정성을 반복하다 보니 이웃 어르신들로부터 '이놈이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을 얻을 수 있었어요."

    '억대부농'과 '귀농청년'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장평화(36)씨는 "어느 회사의 말단 직원으로 들어간다는 마음가짐이었다"며 '북평노비'로 불렸던 귀농 초기 시절을 회상했다.

    서울 토박이인 장씨는 '아등바등 사느니'라는 생각에 퇴직금 300만원만 손에 들고 농촌살이를 결심했다.

    아내와 스타렉스 승합차에 텐트를 싣고 석 달 동안 부산 기장, 경북 영주·영천, 강원 고성·양양·속초·춘천·철원, 충남 예산·서산을 거쳐 전남 해남까지 왔다.

    해남 바닷가 풍광과 어우러진 빈집에 반한 장 씨는 요양원에서 지내던 집주인 할머니로부터 3년 집세 100만원의 조건을 허락받았다.

    잡초가 우거지고 뱀이 우글거리던 빈집을 아기자기한 신혼집으로 손수 가꾼 장 씨는 북평면 일원에서 들일, 산일, 뱃일 가리지 않고 익혀 나갔다.

    배추밭에서 일하는 장평화 씨
    배추밭에서 일하는 장평화 씨[장평화 씨 제공]

    새색시인 아내와 섬 양식장까지 들어가 컨테이너 숙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한뎃잠 자며 닥치는 대로 일을 배웠다.

    그렇게 얻은 '북평노비'라는 별칭은 절임배추 직거래로 10억원대 연 매출이라는 성공담에 가려진 눈물겨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촌, 형님, 엄니라고 부르며 이웃에게 먼저 다가간 장씨는 궂은일 가리지 않고 마을 대소사를 함께 챙겼다.

    해남읍으로 일 보러 가는 길목에서 어르신을 만나면 자신이 모셨고 30∼40분에 한 번씩 오는 버스 타기가 고단했던 노인들은 아이처럼 즐거워했다.

    장씨는 이웃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성공의 씨앗도 얻을 수 있었다.

    농업회사법인 ㈜장평화는 인심 넉넉한 마을 이장으로부터 공짜로 빌린 뼈대만 남은 비닐하우스에서 출발했다.

    알음알음 익힌 용접 기술로 세척기와 절임 탱크를 만들어 바닷물을 이용한 절임배추 생산을 시작했다.

    배추를 절이는 '꿀팁'은 어깨너머로 배웠다.

    품삯 받고 이웃집을 돌며 배추를 절이는 일을 하면서 본받아야 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을 머릿속에 새겼다.

    '형님' '삼촌' '엄니'라고 부르는 이웃과 북평용줄다리기에 참여한 장평화 씨
    '형님' '삼촌' '엄니'라고 부르는 이웃과 북평용줄다리기에 참여한 장평화 씨[장평화 씨 제공]

    장씨가 제아무리 노력해도 이유 없이 괴롭히고 텃세 부리는 이들은 귀농 초기부터 지금껏 태도 변화가 없다.

    이 또한 세상사 한 단면일 뿐이라는 장씨는 든든한 '우군'이 되어 주는 좋은 이웃들과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

    장씨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생한 귀농 경험담을 전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목격한 실패 사례까지 더해 지난 4년의 시행착오를 예비 귀농인에게 알리는 중이다.

    장씨는 "단시간에 결실을 보려는 조바심을 내서는 안 되고 시류에 편승한 특수작물 재배로 부농 대열에 합류하겠다는 귀농 계획은 더더욱 안 된다"며 좋은 이웃들과의 관계 형성을 귀농귀촌의 첫 번째 과제로 강조했다.

    h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4/19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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