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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19-04-19

[귀농귀촌을 묻다] ⑦ 노래 가르쳐주고 농사 배우고…무안 한영만씨
    고구마 재배로 연 1억5천만원 소득 올려…"음악 덕에 귀농귀촌 성공"
    노래하는 농부들
    노래하는 농부들
    [한영만씨 제공]

    (무안=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음악을 전공한 제가 고구마 농사를 지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습니다. 하지만 노래 덕에 고구마 재배하는 법도 잘 배워 성공했으니 후회는 없어요"

    고향인 전남 무안에서 고구마 농사를 짓는 한영만(51)씨는 외모를 보나, 목소리를 보나 농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중학교까지 고향에서 컸지만 서울로 올라간 이후 음악을 전공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연변과학기술대학에서 음악을 가르치고 지휘자로 활동했다.

    한씨를 고향으로 불러들인 것은 "절대 농사는 안된다" 하던 부친의 병환 때문이다.

    2014년 임종을 지키기 위해 급거 귀국했다가 "아들하고 6개월 만이라도 같이 살고 싶다"는 아버지 말에 잠시 무안 생활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그를 고구마 농사로 이끈 계기가 됐다.

    2년여간의 무안 생활로 음악 전공 사실이 알려지자 청계면 합창단과 무안군청 공무원 신우회 합창단의 부탁이 들어왔고 이들을 가르쳤다.

    한씨 덕에 청계면합창단은 꽃 축제 때 대회 우승을, 신우회 합창단은 전남대회 전국대회 우승을 따내기도 했다. 부친 병간호만 하던 한씨에게 합창단 단원인 '해야농장' 김기주 대표가 2년여전 "놀면 뭐하냐"며 고구마 농사를 제안했다.

    이 제안으로 한씨의 고향 방문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귀농귀촌으로 이어졌다.

    처음 해보는 농사는 역시 쉽지 않았다.

    한씨는 "흙이라고는 만져본 적도 없는 데다 고구마 농사의 특성상 많은 시설과 농기계도 필요하고 친환경 재배를 위한 잡초제거 작업에는 적지 않는 인건비까지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한씨는 이를 극복하려고 다양한 귀농 교육을 받기도 했지만, 음악전공자의 귀농귀촌을 도운 것은 다름 아닌 노래였다.

    청계면 합창단과 무안군청 공무원 신우회 합창단 활동으로 한씨의 도움을 받은 지역 주민과 공무원들이 초보 귀농인 한씨를 돕고 나섰다.

    한씨는 "고구마 순 심기에서부터 수확까지 농사를 하나도 모르던 저를 정말 많이 가르쳐 주셨다"며 "이분들이 있지 않았으면 농사를 중도에 접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합창단 지휘하는 한영만씨
    합창단 지휘하는 한영만씨
    [한영만씨 제공]

    지휘자 출신 귀농 초보 한씨의 고구마 농사는 주민들의 도움으로 2년여 만에 6만6천㎡ 규모까지 늘었고 지난해 매출도 1억5천만원을 올렸으며 올해는 2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한씨는 주민들의 도움에 대해 고마움을 다시 노래로 갚았다.

    고구마 농사를 짓는 주민들과 함께 예술농업을 뜻하는 '예농 중창단'을 직접 조직해 마을 봉사활동에 나섰다.

    고구마 수확 후에는 중창단과 함께 마을 노인정을 찾아 고구마를 나누고 마을 청소는 물론 위안잔치 등을 자발적으로 찾아다니며 마을 어르신들에게 노래를 들려드렸다.

    덕분에 마을 어르신들도 한씨를 진짜 농사꾼, 주민으로 받아들였고 지금은 지역 사회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지휘하는 귀농인'으로 안착했다.

    한씨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더 있다.

    로컬푸드 매장을 통해 더 많은 고구마를 공급하고자 포장지·스티커 등 디자인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공급처를 늘려 지역에서 생산한 고구마의 안정된 판로 확보로 지역 사회에도 도움이 되고자 한다.

    한 씨는 "음악으로 농사를 배운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귀농귀촌 안착을 도울 수 있는 지역주민과 화합하는 방법이 다양하게 있을 것"이라며 "나도 새로이 귀농하는 귀농인들에게 멘토가 돼 선배들처럼 그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bett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9/04/19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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