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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2021년 5월 1일 (토), 오전 5:00

[귀농귀촌] ⑤ 컴퓨터공학도의 '딸기 부농' 꿈…'스마트 농부' 이충희씨

6천600㎡ 농장 빌려 연동형 비닐하우스 설치…첫해 억대 매출 목표

"노후한 딸기재배 농가 점차 바꾸고 마을 살리는 큰 활력소 되겠다"

딸기 재배로 억대 매출 꿈꾸는 이충희 씨
딸기 재배로 억대 매출 꿈꾸는 이충희 씨

[이충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연합뉴스) 유의주 기자 =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법률사무소에서도 오래 일했지만, 뭔가 만들고 생산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농사를 평생의 직업으로 택했어요".

연합뉴스와 농협이 4월 30일∼5월 2일 일정으로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공동개최한 '2021 귀농귀촌 청년창업 박람회'에서 '2021 청년농업인대상'을 받은 충남 공주시 이충희(35) 우리들딸기농원 대표는 태어나서 줄곧 서울에서 살아온 토박이 도시인이다.

부모님이나 가족들도 농사와 전혀 인연이 없었다는 그는 오랜 직장생활에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과 함께 마음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리는 열정을 실현하기 위해 농업에 인생을 걸기로 했다.

수도권 한 대학 정보통신학과를 졸업한 그는 5년여간 다니던 법률사무소에 3년 전 사직서를 내고 농부로의 길을 탐색했다.

전국 곳곳의 귀농학교와 귀농교육 현장을 850시간에 걸쳐 두루 경험하며 나름의 철저한 농사 준비를 한 뒤 지난 1월 마침내 충남 공주시 계룡면으로 귀농했다.

지난해 5∼10월 5개월 가까이 충남 논산의 '다나딸기농장'에서 충청권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유명한 논산 딸기 재배기술을 익힌 그는 정작 논산이 아니라 인근 공주를 정착지로 택했다.

딸기 모종 살피는 이충희 씨
딸기 모종 살피는 이충희 씨

[이충희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주 계룡면의 한 육묘장에 기거하며 딸기 재배를 위해 6천600㎡(2천평) 규모의 농장을 임대한 그는 오는 9월까지 연동형 비닐하우스 시설을 설치해 본격적인 딸기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들딸기농원'이라는 이름도 지었다.

그는 "딸기 재배기술은 전국에서 논산을 따라갈 곳이 없지만, 딸기 농가가 너무 많다"며 "논산에서 가깝고 재배 농가도 많지 않은 데다, 세종시 부근에 있어 도시농업에도 적합한 공주를 귀농지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대한 부지에 단동형이 아닌 연동형 비닐하우스 시설을 설치해 수경재배로 고품질 딸기를 생산해낼 꿈에 부풀어 있다.

국내 비닐하우스의 95%가량이 별도의 하우스인 단동형이지만, 그가 설치할 연동형은 여러 개의 비닐하우스를 하나의 집처럼 이어 만드는 것으로 적은 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청년 귀농인들이 선호하며 설치에 도전하는 구조란다. 단동형이 6천600㎡의 부지에 660㎡ 규모 하우스 10개가 별도로 서 있는 형태라면, 연동형은 이를 모두 연결해 6천600㎡가 하나의 공간처럼 활용된다는 것이다.

시설 설치비용만 1억5천만∼2억원에 달한다.

이씨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청년창업농에 선정돼 3억원의 자금을 저리로 대출받을 자격을 갖췄다.

여기에 직장 다니며 모아놓은 돈까지 보태 '대박의 꿈'을 키운다.

귀농 전 농산물 운송업을 하며 유통구조도 파악한 그는 종자 기능사, 유기농업 기능사, 소형 굴착기와 지게차 운전면허, 어학 자격증 등 온갖 자격증을 보유한 말 그대로 '스마트 농부'다.

이씨는 "딸기 농가에서 제대로 키워도 보통 억대 매출을 내는 데 3년이 걸리지만, 첫해에 1억을 넘기는 것이 목표"라며 "노후화된 딸기재배 농가를 점차 바꿔 나갈 수 있는 젊은 인력으로서 마을을 살리는 큰 활력소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부분 대기업을 포함해 컴퓨터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냐는 질문에 "전혀 부럽지 않고, 오히려 친구들이 나를 많이 응원해준다"고 자랑했다.

부모님과 가족들도 그의 농업 계획을 듣고 "충분히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격려하며 경제적 지원은 물론 주변의 다양한 정보까지 제공하며 도와준다.

이씨는 "귀농할 때 마음이 흔들리는 경우도 많고 헛된 정보를 주는 사람도 많았지만, 농업 현장을 이끄는 훌륭한 분들이 계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나와 같은 청년들이 그분들을 멘토로 해서 우리나라 농업을 다시 한 단계 성장시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ye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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